중형 조선, 하반기 수주 랠리 시동
상반기 극심한 수주 부진을 겪었던 국내 중형 조선업계가, 하반기 남은 기간 수주 랠리를 향해 막바지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2025년 1월부터 6월까지 우리나라 중형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는 케이조선의 MR급 중형탱커 6척(총 15만cgt)이 전부로, 2024년 같은 기간 기록과 비교해 72.0%(cgt 기준)나 감소했다.
수주액 역시 2억 9,000만 달러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81.5% 급감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양종서 연구원은 "신조선가 하락세와 함께 중형 조선사들이 주력해온 고부가가치 선종(Suezmax 탱커 등)의 발주 공백이 겹치면서 실적이 급격히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반기 이후 발주가 빠르게 누적되지 못한다면 정상적인 조업 유지가 어려워지고, 향후 선가 협상에서도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이은 대형 계약으로 분위기 반전
우려의 시선은 차츰 기대감으로 바뀌고 있다. 올해 3분기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하는 가운데, 늦게나마 중형 조선사들이 수주 낭보를 전하고 있다.
포문을 연 곳은 HJ중공업이다. 동사는 이달 9일 공시를 통해,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사와 총 6,400억 원 규모의 친환경 컨테이너선 4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각 선박은 고효율의 최신 선형과 높은 연비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도록 설계된 8,85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 운반선이다. 4척 모두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건조되어 오는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인도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선박을 발주한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사를 그리스 Navios Maritime Partners로 보고 있다. 업계 정보에 따르면, 동사는 동급 메탄올 레디(ready) 사양 신조선 4척을 척당 1척 1,500만불에 건조하는 계약을 최초 발주사로부터 인수했다고 전해진다. 선박들의 인도 시점은 2027년 하반기부터 2028년 1분기 사이로 예정돼 있다.
이후 22일, 대한조선이 Suezmax 원유운반선 6척, 총 7,100억 원 규모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하룻동안에 7개월치 일감에 해당하는 수주를 일거에 성공하면서, 선박 1척당 계약금액도 약 1,2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양질의 계약에 성공했다.
이 중 4척을 발주한 선주는 벨기에 Exmar로 보인다. Exmar 역시 현지시간 22일, 대한조선에 같은 사이즈의 Suezmax 탱커 4+4척을 발주했으며, 첫 번째 선박의 인도는 2027년 3분기에 이루어진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 6척은 모두 국제해사기구(IMO)의 Tier III(대기오염 방지 3차 규제)와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 Phase 3 기준을 충족하는 친환경 선박이다. 나아가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Scrubber)가 장착되며, 특히 기존 고객사가 발주한 2척은 향후 LNG 이중연료 추진선으로 전환이 가능한 ‘LNG DF 레디(Dual-Fuel Ready)’ 사양으로 건조된다.
뿐만 아니라 케이조선도 22일, 유럽 소재 선사로부터 총 1,290억원 규모의 50,000-dw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동사는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2027년 상반기 인도 예정으로, IMO의 강화된 환경 규제 기준을 충족한다. EEDI Phase 3를 만족하며, 향후 LNG나 메탄올 등 친환경 연료 추진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용이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지원 정책 강화가 성패 가를 관건
중형 조선사들이 하반기 남은 기간에도 수주 랠리를 지속할 수 있을 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는 하반기 중형 탱커 및 중소형 컨테이너선 발주 재개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신조선가 하락과 발주처의 대형 조선소 선호 현상이 지속된다면 국내 중형 조선사들의 경쟁 구도는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 차원의 금융·R&D 지원과 조선소별 사업 다각화 전략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종서 연구원은 특히 "국가가 모든 것을 지원하고 있는 중국과 현재 상태라도 유지하기 위해 국영 조선사까지 설립하려는 일본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중형 조선업 지원정책은 부족한 수준"이라며 R&D, 인력 양성, 자금 등 어려운 부문에서의 지원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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