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조선 반등, 韓 조선 답은?
2025년 하반기 중국 조선산업은 일부 비관론자들의 예상과 달리 '침체의 늪'에 빠지지 않았다. 오히려 주요 조선사들은 외부 압박을 견뎌내며 시장 기대를 웃도는 회복력을 입증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중국 최대 민영 조선소인 Yangzijiang Shipbuilding(YZJ)의 자본시장 회복세다.
자본시장이 던진 신뢰의 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올해 4월, 2025년 10월 14일부터 중국 조선소 건조선박 및 중국 선사 이용 선박에 대해 항만 서비스 요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조선 독주에 제동을 걸고 자국 조선업을 지원하려는 조치로 해석됐다.
이 발표 직후 YZJ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구 선주 발주 감소와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가 부각된 것이다. 그러나 불과 몇 달 만에 주가는 빠르게 반등하며 정책 발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HSBC 글로벌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수주 회복 △총이익률 개선 △운영 효율 증대 등 회사 펀더멘털이 시장 신뢰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美·中 경쟁 속 새로운 산업 전선
이번 조치는 고립된 사안이 아니다.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면서 선박·해운업도 새로운 산업 전장이 되고 있다. 반도체와 신에너지, 항만 장비에 이어 조선업까지 국가 전략 도구로 활용되는 양상이다.
미국은 정책 지렛대를 활용해 자국 조선업을 부흥시키려 하지만, 격차는 단기간에 메우기 어렵다. 건조비용, 납기, 선형 다양성 등 모든 지표에서 미국 조선소는 여전히 중국·한국·일본 대비 뒤처져 있다. 결국 이번 조치도 단기적으로는 중국 조선소에 심리적 충격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산업 구도를 흔들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수주가 보여주는 '정답': 시장은 정책보다 강하다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주목해야 할 점은 부분은, 결국 조선사의 운명을 가르는 것은 정치 논리가 아니라 시장 논리, 그중에서도 ‘수주력’이라는 것이다.
YZJ가 자본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한 핵심 배경은 수주력이다. 동사는 지난 8월 말 총 22척, 약 9억2,000만달러 규모의 신조 계약을 체결하며 올해 1~8월 누적 수주실적을 36척, 14억6,000만달러로 끌어올렸다.
YZJ의 반등 배경은 △선종 다변화 △원가 경쟁력 △유연한 납기 조정 능력에 있다. 글로벌 발주 사이클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중국 조선소는 벌커, 탱커, 피더 컨테이너선 등에서 수주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정치적 리스크보다 시장에서의 실적이 기업가치를 방어한 것이다.
한국 조선소들은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특정 선종 편중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에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고부가 선종의 기술 우위 유지와 동시에 틈새 수요를 겨냥한 포트폴리오 보완이다. 또한, 중국 민영 조선소가 총이익률에서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생산 효율성 개선과 원가 절감 없이는 장기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독주를 제동 걸어줄 외부 요인을 기대하는 것은 환상에 가깝다. 미국의 보호주의적 조치조차 중국 조선산업의 성장세를 근본적으로 꺾지 못했다. 이번 사례는 한국 조선업계에 분명한 교훈을 남긴다. 우리의 생존과 경쟁력은 외부 변수에 의존할 수 없으며, 시장에서 수주력을 어떻게 확보하고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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