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10월 19-22일
부산, 벡스코

中 조선 무기, ‘철’이 아니라 ‘금융’

 중국 조선업의 글로벌 지배력은 더 이상 단순한 저비용·대규모 생산의 결과만이 아니다. 이제는 국가 주도의 금융이 핵심 무기다. 정책은행, 수출신용보험, 그리고 국영·계열 리스사를 통한 금융 지원이 발주 수요를 앞당기고, 조선소의 수주잔량을 안정화하며, 글로벌 발주 흐름을 중국 조선소로 끌어당기고 있다. 

 철강과 생산능력에 더해, ‘조건부 금융+납기 신뢰성’이라는 패키지를 제공하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다는 점이 강점이다. 선박 교체를 서두르는 글로벌 선주와 해양 인프라 확대에 나선 신흥국들을 상대로, ‘금융’은 이제 ‘철’ 못지않은 전략 자산이 되고 있다.

 개발금융, 산업정책의 연장선

 중국의 조선 금융은 국가 산업 전략의 일부다. 제14차 5개년 계획은 ‘스마트, 친환경, 고부가가치 조선’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으며, 국자위(SASAC)는 중앙 국유기업(SOE)들의 통합과 글로벌 벤치마킹을 주도하고 있다. 2019년 CSSC(중국국가조선공사) 출범은 설계·생산 역량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는 부담도 키웠다. 

 개발금융은 이 사이클을 완화하는 도구다. 중국은 해외 수요를 자국 조선소 가동률로 전환하기 위해, 주권 차관과 연계된 금융 패키지를 제공한다. 실제로 2024년 초 중국의 글로벌 신규 수주 점유율은 약 75%에 달했으며, 2025년 중반에는 해외 규제 리스크 속에서 68%로 다소 낮아졌다. 그럼에도 10조 위안을 넘어선 내수 해양경제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정책은행·Sinosure의 ‘바이어 크레딧’ 시스템

 구조는 단순하다. 중국수출입은행과 중국개발은행은 여객선, 준설선, 벌크선, 경비정 등 다양한 선박에 대해 바이어 크레딧과 G2G 차관을 제공한다. 수출신용보험공사(Sinosure)는 정치·상업적 리스크를 보증해 은행 조달비용을 낮추고 조선소에는 대금 지급 안정성을 보장한다. 대금은 건조 진행률과 인도에 맞춰 집행되며, 이는 조선소를 국가 리스크로부터 보호한다. 대부분 ‘구속성 금융’으로 묶여 있어 발주는 자연스럽게 중국 조선소로 향하며, 여기에 교육·예비품·유지보수까지 포함된 패키지로 장기 서비스 수익을 확보한다.

 리스사, 경기 변동 속 ‘수요 창출기’ 역할

 상업 부문에서는 리스가 핵심 축이다. 홍콩 CSSC Shipping, 공상은행(ICBC) 리스, 교통은행(CMB) 리스 등은 글로벌 선주에게 세일앤리스백, 베어보트 차터를 제공한다. 선주는 자본부담을 낮추고 유연성을 얻으며, 리스사는 중국산 선박을 확보해 장기 계약에 묶는다. 조선소 입장에서는 경기 둔화기에도 잠재 수요를 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또한 자동차운반선(PCTC), LNG선, 메탄올 추진선 등 전략 분야에서 중국의 시장 진입을 지원하며, 운영 리스크를 완화한다. 연간 500억 위안 이상의 생산액을 기록한 상하이 창싱섬 클러스터는 조선·기자재·금융 생태계가 결합해 ‘속도와 패키징’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SOE 개혁과 5개년 계획의 ‘고부가 지향’

 정책적 의도는 명확하다. 2021년 이후 계획 문건들은 고부가 선종, 해양플랜트, 친환경 개조를 중점으로 제시한다. 지방정부는 세제, 인력훈련, 부지 지원을 맞추고, 중앙부처는 수출환급과 승인 절차를 신속화한다.

 SOE 개혁은 수익성 지표 강화, 비핵심 사업 매각, 리스사 분리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10년 전보다 ‘금융+조선’ 결합도가 훨씬 높아졌다. 해외 선주 입장에서는 중국이 제공하는 패키지가 첨단 선형, 서비스 체계, 금융조건까지 아우르며 경쟁자를 압도한다.

시장 점유율, 가격 경쟁력, 그리고 美 규제 리스크

 중국 조선소의 수주 경쟁력은 가격·슬롯뿐 아니라 금융 조건에서 갈린다. LNG·해양플랜트 일부에서 한국·일본 조선소가 기술 우위를 지니지만, 금융 지원까지 결합된 경쟁력은 부족하다. 

 다만 변수도 있다. 미국이 추진 중인 ‘중국산 선박 항만 비용 부과안’은 태평양 노선 선주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2024년 초 75%였던 중국 점유율이 2025년 초 68%로 조정됐다. 그러나 미항로를 제외한 글로벌 발주가 여전히 견조하고, 친환경 규제 및 교체 수요가 뒷받침하며 발주 파이프라인은 탄탄하다.

 친환경 금융, LNG 선박 ‘러닝 커브’ 가속

 탈탄소 전환은 중국의 금융 전략을 강화한다. 후동중화조선은 다섯 세대에 걸쳐 LNG선을 인도하며 대량 레퍼런스를 확보했고, 메탄올·암모니아 추진선도 계약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 

 정책은행은 에너지효율선박·대체연료 신조를 우대하며, Sinosure는 친환경 성능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한다. 이는 단순히 IMO 규제 대응을 넘어, 중국이 글로벌 표준과 참조 설계를 선점하는 전략이다. ‘금융이 가격 신호를 만든다’는 점에서, 친환경 금융은 곧 시장 구도를 결정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신흥국 수요와 해상 실크로드

 신흥국에게 선박은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정치적 성과다. 여객선은 이동시간을 줄이고, 준설선은 항만을 깊게 하며, 경비정은 주권을 과시한다. 중국의 개발금융은 이러한 수요에 ‘턴키 패키지’를 제안한다. 이는 항만 개발 등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연결된다. 차관은 중국 조선소와 기자재업체에 묶이지만, 차입국은 장기 상환과 훈련 프로그램을 얻는다. 재정부는 확정가·분할 집행을 선호하고, 해운·국방 당국은 서방 대비 빠른 납기를 얻는다. 중국에는 단기 수주, 장기 산업 관계라는 이중 효과가 발생한다.

 리스크: 채무 지속 가능성과 보험 비용

 그러나 리스크도 존재한다. 아프리카·남아시아 일부 국가는 채무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노출에 대한 보험료가 상승했고, 일부 은행은 담보 강화나 에스크로를 요구하고 있다. 조선소는 인도 시점에 대금을 받지만, 정책은행과 보험사는 수년간 리스크를 부담해야 한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다자개발은행과의 공동 금융을 확대하고, 차관 규모를 축소·다변화하며 현금흐름 기반 자산에 집중하고 있다. LNG, 대체연료, 고사양 작업선 등 학습 효과를 중시하는 전략적 영역에서는 일정 부분 리스크를 감수하는 분위기다.

해당 기사는 코마린 공식 매체인 '일간조선해양'에서 제공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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